회원동정

2019.03.20 10:08

푸른 안개

조회 수 54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yr2vCOd.jpg

 

푸른 안개

 

모든 것의 끝에서 품고 가야할

전생이라 가볍게 안아주면서

어루만져주면서 감히 떼어낼 수 없게

폐속으로 혈속으로 스며드는 것이다

 

그것이 바다의 살이고 뼈일 것이다

그것이 숲의 눈이고 입술일 것이다

그러니 안개에 저항하지 마라

푸른 빛을 거부하지 마라

 

쉬지않고 손으로 부채질하며

껍질 밖으로 안개를 흘려 보내고

있으니 조금씩 조금씩 몸이

감춰지고 사라지고 푸른빛의

겉옷만 덩그렇게 남았다

 

피기 전에 오는 것도

맺기 전에 가는 것도

풀빛이나 물빛을 가만히 닮았다

안개를 닮았다 내 속에서

불시에 한 세상이 열렸다

 

스스로 만든 옥에 갇혔으니

벼랑에 위태롭게 서서

휘휘 가지를 드리우고 있었다

그러니까 오는 봄만 알았지

굽이치며 흘러가는 꽃은 몰랐다

 

깊은 바다 아니면 어두운

숲속에서 걸어나왔을 것이다

잠시 은거할 곳이 필요하다고

내 속에 거미의 집을 짓고 있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3 친구의 마음 달무리2 2019.04.05 606
52 밉다 세월이 너무 달무리2 2019.04.04 626
51 그우정이 아쉬워서 달무리2 2019.04.03 632
50 무슨 사연이 그리 많아 달무리2 2019.04.02 617
49 이지러진 달빛보다 달무리2 2019.04.01 496
48 그저 온종일 기다려도 달무리2 2019.03.29 456
47 숨결로 전하고 있는 달무리2 2019.03.28 434
46 만남이 있어 헤어짐도 있는 것 달무리2 2019.03.27 424
45 바람처럼 구름처럼 달무리2 2019.03.26 416
44 친구여 달무리2 2019.03.25 526
43 벼슬처럼 새겼으면 달무리2 2019.03.25 432
42 곰곰히 생각해본다 달무리2 2019.03.22 419
41 어미가 보인다 달무리2 2019.03.22 453
40 하늘이 버려도 달무리2 2019.03.21 525
39 온기 하나 없어 달무리2 2019.03.21 506
» 푸른 안개 달무리2 2019.03.20 548
37 자기 존재감이 달무리2 2019.03.19 504
36 물의 고뇌가 깊어 달무리2 2019.03.19 452
35 어둠을 뚫는다 달무리2 2019.03.18 440
34 지지 않기 위해서 달무리2 2019.03.18 48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