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동정

2019.03.19 10:00

물의 고뇌가 깊어

조회 수 42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aG7rz5z.jpg

 

물의 언어

 

안개로 변신한 저

물의 글이 모호하다

저 언어와 맞닿으려면

물속으로 침잠하는 수밖에 없다

 

폭우 그친 후에 폭설 녹은 후에

암호의 언어만 문자만 남았다

물의 고뇌가 깊어 해석할 수가 없다

 

입술을 열고 혀를 구부려

고함을 지르면서 아우성을 치면서

무슨 말을 끊임없이 토해 내고 있다

양철 지붕에 유리 창문에 부딪히는

물이 시위대의 함성 같았다

 

언어로 하강하는 폭포였다

쿨렁 쿨렁 휩쓸고 가는 물줄기가

강으로 바다로 가면서

무슨 상형문자를 쓰고 있다

 

그래서 한 여름의 비로

한 겨울의 눈으로 내렸던 것이다

빗물인지 눈물인지 뺨으로

흘러내렸다 물의 언어였다

 

밖으로 드러난 상흔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속내를 더 이상 감출 수가 없어서

몇 줄의 글을 적어 세상에

던져주고 싶었던 것이다

 

가슴 속에 담아 놓고

무겁게 바위로 억눌러 놓았던

비밀의 어떤 말을 폭탄으로

터뜨리고 싶었던 것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물의 고뇌가 깊어 달무리2 2019.03.19 425
35 어둠을 뚫는다 달무리2 2019.03.18 395
34 지지 않기 위해서 달무리2 2019.03.18 455
33 겹겹이 다져 논 삶 달무리2 2019.03.15 411
32 걷고 싶다 달무리2 2019.03.15 399
31 사랑은 너무 멀리 있고 달무리2 2019.03.14 481
30 일 수 없는 녀석 달무리2 2019.03.14 483
29 열매 떨어진 곳 달무리2 2019.03.13 397
28 웃자 달무리2 2019.03.13 432
27 금빛 찬란한 당신 달무리2 2019.03.12 387
26 고난의 기둥 달무리2 2019.03.12 423
25 간직하기를 달무리2 2019.03.11 415
24 무르게 만들고 달무리2 2019.03.11 387
23 사방 멍이 들었다 달무리2 2019.03.08 392
22 놀랍게 반짝이는 달무리2 2019.03.08 392
21 그대의 심장으로 달무리2 2019.03.07 410
20 배신과 갈취 달무리2 2019.03.07 572
19 해피 뉴이어 달무리2 2019.03.06 509
18 나를 건너가는 것 달무리2 2019.03.06 436
17 빈집 같이 차가운 달무리2 2019.03.05 49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Next
/ 6